▣ EACN 아카이브
탈냉전기 이후 동아시아 영화계는 다양한 영화적 행위자-존재들의 생성, 그들 사이에 다채롭게 형성된 관계-네트워크들의 증식으로 특징지어집니다. 동아시아의 영화적 행위자들은 상호 복잡하게 교차구성 중인 관계망 속에서 다양한 역할과 위치를 각각 점하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초국적으로 사업을 전개하는 여러 부문의 영화 기업(비즈니스), 지역/국가/권역 단위의 거버넌스를 실행해온 영화 진흥 기구(거버넌스), 다면적인 층위에서의 영화적 허브로 기능하는 영화제(페스티벌), 그리고 비평적 담론을 창출하고 소통하는 영화연구 주체(리서치) 등의 유형들이 있습니다. PNU 영화연구소는 동아시아 영화 네트워크 연구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동아시아의 주요한 영화적 행위자들을 조사, 선별하여 소개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연구가 진행될수록, 그리고 동아시아 영화-네트워크가 고도화될수록 EACN 아카이브가 제공하는 정보, 통찰, 영감도 함께 더욱 넓고 깊어질 것입니다.
∎ 비즈니스
탈냉전기 30년 동안 동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큰 영화 시장으로 발전해 왔고, 더불어 권역 내 영화산업의 규모 또한 북미의 규모에 버금갈 정도가 되었습니다. 이는 영화-엔터테인먼트의 혁신을 시도해 온 다양한 영화 기업들의 창의적 행위들의 네트워크가 구축되어왔음을 의미합니다. 100년 전통의 일본 메이저 영화기업들, 할리우드에 버금가는 사업 규모를 자랑하는 중국 엔터테인먼트 기업들, 그리고 변화하는 미디어 환경 속 영화적 상상력을 글로벌하게 선도하고 있는 한국의 영화기업들 등이 바로 그들입니다.
∎ 거버넌스
동아시아 각국에는 여러 유형의 정부 혹은 민간 기구들이 설립되어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아카이브 기관들은 영화 및 관련 자료의 수집, 보존, 전시, 상영은 물론, 연구, 교육, 출판 등에 이르는 폭넓은 범위의 활동을 수행합니다. 영화진흥 사업을 총괄하는 각국의 기구들도 있습니다. 이들은 한국의 영화진흥위원회와 같이 국내는 물론 아시아 지역 전반의 진흥사업에도 기여합니다. 영화 위원회(commission)의 이름을 가지는 기구들은 주로 도시 단위의 제작 지원 사업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페스티벌
영화제는 다양한 영화적 흐름들이 교차하는 허브와도 같습니다. 동아시아 지역에도 크고 작은 다양한 국제영화제들이 개최되어 왔습니다. 홍콩과 도쿄의 국제영화제는 각각 비경쟁, 경쟁영화제의 동아시아 최초 모델로서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집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부산이 동아시아의 가장 중요한 영화제였던 것에 대해서는 누구도 이견을 제시할 수 없을 것입니다. 최근에는 놀라운 규모를 자랑하는 베이징의 사례도 주목됩니다. 전주, 부천, 야마가타, 제천, 삿포르, 유바리 등에서의 특화된 기획들도 동아시아 역내의 영화문화를 서로 연결하며 이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오고 있습니다.
∎ 리서치
동아시아 각국은 고유한 영화연구의 내셔널한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영화학회나 일본영상학회 등이 그러한 전통의 주요한 행위자들입니다. 영화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영미권의 학술단체들도 하위분과의 일환으로 동아시아 영화연구를 수행해 왔고, 때로 이는 동아시아 연구의 일환으로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아시아 내에서는 인터-아시아문화연구 운동과 같은 비판적 문화연구자들의 도전과 성취가 주목됩니다. 하지만 교류와 협력이라는 차원에서 동아시아 영화 연구는 아직 시작단계에 있으며, 이는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과제가 지금 우리에게 주어져 있음을 의미합니다.